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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ing Letter] 2022년 05월 :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 본문
- 최초 작성일 2022년 05월 24일
- 최종 수정일 2022년 06월 02일
흐름의 변화
이번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2021년 12월 01일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깨고 긴축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한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감이 좋은 몇몇 헤지펀드나 월가아재님 같은 개인 투자자들은 이 때 즈음해서 보유자산을 정리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연초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의 위험성이 이슈화 되면서 에너지 시장이 지속해서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 농사를 많이 짓기 때문에 전쟁으로 인한 공급량 감소를 우려하여 밀 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더욱 더 자극하는 모양으로 바뀌어갔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의 예고 그리고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시장의 흐름을 확실하게 변화시킨 것 같다.
이게 어느 정도로 심각하냐면, 1~3월의 하락 이후에는 어느 정도의 반등을 주는 타이밍이 있었다. 그러나 4월부터는 크게 하락을 해도 이렇다할 반등이 하루 이상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급기야 8%대에 이르르게 되었고, 사람들의 물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매크로 환경들을 점검해 보도록 하자.
금리 환경
미국 연준은 지난 5월 FOMC에서 50bp의 금리 인상을 했다. 6월 중순에 있을 다음 FOMC에서도 50bp 인상을 할 것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또한 7월 말에 있을 차차기 FOMC에서도 50bp 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두세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의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75bp 인상도 할 것으로 보는 시작도 있었으나 지속적으로 50bp 인상을 시키는 것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이것이 시장에 단기적으로 부담을 크게 주지는 않는 수준으로 보이지만 자칫 인플레이션을 자극시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강력한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은 것이 맞았는지는 몇 달이 지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원자재 동향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과 곡물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그에 반해 철이나 구리 등 금속 가격은 3, 4월을 정점으로 하락 전환을 하고 있다. 특히 구리 가격은 실물 경기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하여 닥터 코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적중율이 높다고 하는데 실제로 경기가 3, 4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하고 있는 거라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의 경기 하락이므로 스테그플레이션의 진입으로 볼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작년 말 부터 6개월 넘게 지속되고있고 당분간 그 방향이 유지된다면 그 관성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마트의 물건 가격이나 식당의 음식 가격은 부담을 느낄 정도로 올라가고 있다. IT 업계가 특히 심하긴 하지만 최근 임금 상승율이 높다는 점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은 기업의 이익을 침해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업 실적은 좋게 나오기 쉽지 않아질 것이다.
기업들의 채용 축소는 그런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지수 동향
미국의 주요 지수는 4-5월 내리 하락하더니 5월 막바지에 유의미한 반등을 해주었다.
S&P500 기준으로 5월 중순에 고점 대비 20%까지 하락했었는데, 기술적 의미의 약세장 진입인 20%의 하락이 너무 과도하다고 시장 참여자들이 판단을 한 것인지 다소 큰 폭으로 올라주었다. 그러나 이것이 추세의 전환인지 데드캣 바운드인지는 알 수 없다. 시장 환경이 악재로 판단할 만한 새로운 요소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나아질 증거 또한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나오는 7월 까지는 박스권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인플레이션
잘 알려져있다시피 최근 몇달 인플레이션 수치는 급등하고 있다. 가장 최근은 5월 발표된 미국 CPI는 8.3%로 1980년대 초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게 정점을 찍었는지를 봐야하는데, 원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은 내려올 기미가 없고 밀이나 옥수수, 팜유와 같은 농산물 원자재 가격도 전쟁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의 하락은 요원해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이 된다면 제품가격의 상승, 서비스 가격의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상승 사이클을 만들기 때문에 가격 조정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이는 다른 말로 기대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Breakeven Inflation Rate은 아래와 같다.
최근 3%에 근접했는데, 이는 과거 20년 안에는 본적이 없는 수치이다. 연준에서는 이 10년 BEI가 3%는 넘는가를 기준으로 더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처분소득
주가지수니 인플레이션이니 그런 일반인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치 말고 실물 경제에서 사람들이 바로 느낄만한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물가가 높아지더라도 내 월급 인상이 더 많아지면 문제가 없다.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도 내가 대출이 없으면 상관 없는 일 아닌가. 이는 각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통계적으로 대표성 있는 값으로 나타내는 것 중 하나가 가처분소득일 것이다. 내가 월급을 받으면 세금, 이자 등을 빼고 실제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실제 여유를 말한다. 이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 물건 값이 올라도 서비스 비용이 늘어나도 버틸 수가 있는 것이다.
위는 미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의 변화를 나타낸다. 2020년 이후 미국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위로 삐쭉 솟은 부분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하락 반전하며 계속해서 줄고 있어서 그런지 소비자 심리지수는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와 연준의 의도대로라면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야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가처분소득 감소로 소비자 심리는 2008년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양적긴축
사실 양적긴축이 처음하는 일은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상황을 빠져나오기 위해 임시 방편으로 수행한 3단계에 걸친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2017년 4분기부터 약 2년간 양적 긴축을 진행하며 7000억 달러를 회수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시중 은행에서 그 이상인 8000억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면서 유동성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양적 긴축은 그 규모 면에서 이전의 양적 긴축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2022년 6월부터 시작하는 이번 양적 긴축은 첫 3개월 동안은 미국채와 MBS, 기관채 등 매달 475억 달러를 회수하게 되면 3개월 이후에는 그 규모를 두 배로 늘려서 매달 950억 달러씩 회수하게 된다. 이를 2년 간 한다고 했을 때 2~3조 달러가 회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양적 긴축이 이전과 다른 점은 규모만이 아니다. 전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골치아픈 요소가 없었다. 또한 금리 인상 시기도 아니었다. 기업들의 실적은 정점을 찍고 꺾이고 있는 상황이며, 연준에서는 스테크플레이션으로 빠지지 않도록 일부러 경기를 죽이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중 은행들이 이전처럼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려하지도 않을 것이다.
대규모 양적 긴축을 하는 것이 자산시장 하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금융 시장의 제반 여건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져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유동성 감소의 요소들이 맞물려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나름의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요약
- 금리인상은 당분간 빅스텝으로 계속 진행됨
- 원자재, 특히 곡물과 에너지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하나 경기와 연관되는 구리 가격 등은 하락 중
-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지수는 크게 조정받았음
-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음
- 물가 상승과 가처분소득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심리는 얼어붙고 있음
- 이와중에 6월 1일부터는 양적 긴축이 시작되어 대규모의 유동성 흡수가 시작됨
Best reg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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