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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본문

Investment/기업분석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아슈람 2015. 6. 1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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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06/10 -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2. 2015/06/11 - 삼성물산의 반격!! 진흙탕 싸움이 되는가?

 

 

요즘 국내 증시에서 재미있는 사건하나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는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행보인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암묵적으로 삼성물산에게 불합리한 조건으로 인수합병이 진행되려고 하고 있는 것은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헤지펀드라고 하면 그 방법에 도덕성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익추구만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엘리엇이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편법적인 절차를 통해 합병을 한다는 것에 제동을 거는 것이니 만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기에 삼성물산의 다른 주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먼저 엘리엇이 어떤 회사인지부터 알아보자.

 

이번 삼성물산-제일모직간 인수 합병 제동 때문에 다른 기사나 자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듯이,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1977년 미국에서 폴 싱어에의해 창립됐다. 그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로 자본금 130만 달러를 가지고 엘리엇을 설립하여 현재 26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Elliott 홈페이지 http://www.elliottmgmt.com/)

 

2001년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엘리엇은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이 채무불이행 사태로 폭락한 것을 4800만 달러에 액면가 4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매입하여 소송에서 액면가와 이자를 포함해 13억 3000만 달러 상환을 요구해 승소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주주의 가치를 재고하는 행동주의적인 전략을 추구하면서 시장의 틈새를 잘 파고들어 소송 등의 방법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엘리엇은 이름이 상당히 잘 알려진 펀드는 아지니만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투자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 삼성물산 사태에서도 한국의 금융제도를 잘 파악하여 다양한 공략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왜 삼성물산일까?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잘 알려져 있듯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이유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가지고 있으나 삼성물산에는 지분이 거의 없다. 만약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된다면,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교환되기 때문에 합병으로 인한 전체 지분 증가로 이재용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은 16.5%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4.1%를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 강화는 삼성전자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따져보면 이상한점이 보인다. 제일모직은 2014년 12월 기준 총 자산이 9조 5,114억이며, 삼성물산은 29조 5,058억으로 삼성물산이 3배 이상 자산가치가 높다.

 

발행주식수는 제일모직이 1억 3,500만주, 삼성물산이 1억 5,621만주 가량으로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나 현재 각 회사의 주가가 제일모직 : 삼성물산 = 2.68 : 1 정도로 제일모직이 훨씬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논리로 합병비율을 정해버렸다. 그리고는 삼성물산 측은 시장 원리대로 합병비율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주들로써는 합병이 성사되면 본래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기 때문에 당연히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나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삼성물산 정도되는 대기업이 외국인 주주 비율이 30%가 넘어가는 마당에 이런 불합리한 조건의 합병이 과연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느냐 하는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삼성물산 지분을 충분히 장악하지 않고 합병을 시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된다. 합병을 성사시킬 다른 카드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엘리엇은 먹튀를 할까?

 

엘리엇이 5%이상의 지분 취득후 경영참여 목적을 밝히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는 기사가 나오고 나니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각종 뉴스 매체에서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탐욕스러운 악덕 기업으로 묘사하는 듯한 기사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야 SK 사태 때의 소버린이나 기업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은 칼 아이칸 등의 전례가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들에게 좋지 않은 정서를 가질 수는 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일부러 이런 점을 악용하여 여론을 움직이려 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기사에는 대부분 시세차익을 노리고 합병을 이슈화시켜 주가를 띄운 후에 먹튀를 할 것이라는 논조로 가득했다. 하지만 2004년 삼성물산을 노렸던 영국의 헤르메스 펀드가 5% 이상의 주식을 매집하고 지분 취득 목적을 '투자목적'으로 기재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엘리엇의 경우에는 '경영참여'로, 일단 표현하고 있는 의사가 다르다.

 

또한 최근에 다른 주주들에게 합병 저지 서한을 발송했다는 사실도 단순 시세차익 보다는 주주가치 재고 목적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주 엘리엇의 이슈화 이후로 주가는 20%가량 급등했는데, 그 이후로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 매집도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매수 주체가 엘리엇 우호 세력인지는 알수 없지만 말이다.

 

현재 엘리엇이 진행 중인 일본 DMG모리세이키AG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 전반에 개입하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나 홍콩 재벌 데이빌 리가 동아시아 은행 지분을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그룹에 매각한 것을 두고 주주가치를 희석시켰다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단순한 시세 차익 보다는 지분확보를 통한 경영 참여 또는 주주 가치 재고를 위한 소송 진행 등의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두세달에 걸쳐 시세 차익을 거두는 먹튀 전략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경영진을 압박하여 보유 중인 혹은 보유 예정인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쓸 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과연 합병을 저지할 수 있을까?

 

엘리엇이 의도한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저지시킬 수 있을까?

 

여러가지 불확실성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다. 주요 주주들에게 각자의 입장이 있기도 하고 엘리엇이 적어도 수개월 전 부터 이번 일을 계획하고 준비했을 것이니만큼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현재로서는 알수 없기 때문이다.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지분 확보가 관건이다. 엘리엇은 현재 삼성물산 주식의 7.12% 가량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알려져 있다.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확보한 지분가지고는 합병을 막기에는 부족하고 이를 위해 엘리엇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해 진다.

 

현재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 구성은 아래 그래프와 같다.

 

 

 

 

 

 

 

주요 주주는 이미 여러 기사를 통해 공개되어 있는 항목을 참조하였으며, 외국계 주주 또한 기사에 포함된 팩셋(FactSet)의 자료를 참조하였다. 나머지는 기타 소액 주주로 추정하여 정리했다. 위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소액 주주들과 외국계-기타의 지분율이 상당한 편이며, 이를 제외하고는 국민연금이 가장 높은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분은 대략 13.65%로 높지 않은 편이다.

 

당연하게도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보고,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엘리엇과 네덜란드 연기금의 지분 합계는 7.38%로 턱없이 부족하다.

 

 

 

 

임시 주총에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의결권을 가지는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간이 6월 9일자로 종료되었기 때문에 이후로는 Proxy Fight, 즉 위임장 대결을 통한 지분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과 일성신약 그리고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 목적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주가 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국민의 돈을 모아서 투자를 하는 것이니 만큼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기업 편에 서 있어서는 안되는 것은 원론적인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 기업이 삼성그룹인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라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고민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다.

 

국민연금이 어떤 의견을 표명하더라도 시끄러워질 것이, 만약 국민연금이 합병을 반대하게 된다면 해외 투기 자본의 손을 들어줬다라는 여론에 휘말릴 것이며,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의 경영 계획을 방해 한다라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합병을 찬성하게 된다면, 10% 가량의 막대한 지분가치를 합병으로 인해 훼손시켜 국민의 소중한 돈을 불리지는 못할 망정 기업의 편에 서서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었다라는 여론에도 부딪힐 수가 있다.

 

현재 외국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합병에 반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먼저 네덜란드 연기금에서 공개적으로 합병 반대 의사를 피력했으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 다른 기금 운용사와도 공조하려고 하고 있다.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 이사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국가 기금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그 동안 빈번하게 있어왔던 만큼 이번에도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국내의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은 카페를 개설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합병 반대를 표명하여 의결권을 엘리엇에 위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당연하다. 당신이 100만원 짜리 가치를 가지는 물건을 70만원에 사서 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태에서 25만원을 줄테니 팔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당신은 순순히 팔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합병 반대하는 주주를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에서 제시한 금액인 주당 5만 7,234원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턱없이 낮은 가격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국민연금과 일성신약 그리고 외국계 투자자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수 없으나 국민연금과 일성신약이 삼성의 편을, 외국계 투자자들이 엘리엇의 편을 든다면 어떻까? 아래와 같은 지분율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일성신약이 삼성편을 들지 않을 수도 있고, 국내 소액 주주들의 엘리엇 편을 들어 반대 쪽 지분이 더 늘 수도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합병이 성사될지 무산이 될지는 알수가 없다.

 

 

 

삼성물산의 제대로 된 기업 가치는 얼마일까?

 

그렇다면 삼성물산 주주들이 그토록 반대하는 이유인 삼성물산 주가 가치 재고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삼성물산은 2015년 1분기 기준 29조 6,175억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 15조 6,770억, 자본 13조 9,405억을 가지고 있다. 최근 4분기 순이익은 2,491억 정도이다. 상장주식수는 1억 5,621만 7,764주 이다.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를 통해 분석하게 될 적정주가는 크게 자산가치 평가법과 수익가치 평가법으로 나누어 산출하기로 한다. 분석을 쉽게 하기 위해 PrometheusReport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PrometheusReport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조 - http://nerve.tistory.com/category/Tools/Prometheus)

 

삼성물산의 순자산(총자산 - 총부채)은 13조 9,405억이며 이를 상장주식수로 나누었을 때, 주당 약 89,238원이 된다. 이미 거래되고 있는 주가보다도 높다. 이런 자산가치가 적용된 적정 주가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그만두고 청산절차가 되었을 때 주당 얼마의 금액을 받을 수 있는지의 의미로 해석이 된다.

 

수익가치(EPV) 평가법은 은행이나 투자자가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해 대출을 해주게 될 경우 얼마의 이율로 대출이 가능한지거 정해지면 이를 기반으로 벌어들이 이익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갖는지 의미를 분석하는 일이다. 최근 4분기 순이익은 2,491억으로 가중평균자본비욜률(WACC) 5% 적용 시, 수익가치는 순이익/WACC = 2,491억 / 0.05 = 4조 9,818억 정도이다. 주당 약 31,890원에 해당하는 가치이다. 

 

위의 두 가지 산출은 독립적이기 때문에 이를 더하면 주당 약 121,128원이 나온다. 물론 수치 상의 계산일 뿐 반드시 맞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만큼 현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충분하다.

 

또 하나, 엘리엇이 주장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 4.1%에 대해 파악해 보자.

 

6월 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282,000원이다. 삼성전자 상장 주식수의 4.1%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147,299,337 * 0.041 = 6,039,272 주 정도가 된다. 보유중인 삼성전자의 시장 평가액은 약 7조 7,423억 가량이다. 이를 삼성물산 상장 주식수로 나누면 7조 7,423억 / 1억 5,621만 7,764주 = 주당 49,561원 정도가 나온다. 그렇다! 이미 삼성전자 보유 지분만 따져도 주당 5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주식매수청구권이 5만 7천원 정도라니 말이 안되는 금액이다.

 

이러니 엘리엇을 비롯한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이 합병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어떻게 흘러가게될까?

 

지금까지 진행된 양상으로 보면 엘리엇은 단순 시세차익 보다는 경영 참여를 통한 주가 가치 극대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변호사 출신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회장에게 삼성물산은 그만큼 간섭의 여지가 많은 회사로 비추어졌을 것이다. 최근 헤지펀드 업계의 트랜드와도 일치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합병 건은 삼성그룹의 권력 이양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슈고 이를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 삼성 측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엘리엇이 합병을 저지시키지 못한다고 해도 삼성물산을 압박하여 주주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이끌어 내는 것을 노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이미 외국의 주요 투자 기관들이 합병에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합병을 저지시키지 못한다고 해도 삼성 그룹내의 외국인 지분율이 많은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삼성은 주주 친화적이지 않음 기업이라는 인식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방위로 압박해 들어온다면 삼성으로써는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흘러가게 된다면, 삼성으로써는 합병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삼성물산의 주주 가치를 재고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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